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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인의 부주의가 부른 재앙, 교훈으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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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2-1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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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나서 방역 당국이 가장 먼저 국민에게 당부한 것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는 것이었다.
   18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당부가 잘 지켜지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가지도록 했다. 성숙한 국민정신이 큰 재앙을 막는 듯했다. 그러나 18일 발생한 대구의 31번 확진 환자가 의료진의 검사 권유를 두 차례나 거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구·경북의 슈퍼 감염이 개인의 위생수칙 부주의로 말미암아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모두들 안타까워하고 있다.
   31번 째 확진자 여성 A씨는 교통사고로 어느 한방병원에 입원한 중에 고열증세를 보여 의료진으로부터 두 차례 코로나 검사를 권유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입원 4일째인 지난 10일 체온이 38.8도에 이르는 발열 증세가 생겨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며 검사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두 차례 권유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이 해외여행 이력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도 없다는 이유로 해당 병원에 머물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가 증상이 더 악화된 뒤에야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격리 조치됐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 환자는 입원 중에도 외출을 하는 속칭 '나이롱환자'였다는 점이다.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금을 타기 위해 입원을 하고 의사의 허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들락날락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A씨도 그런 경우다. 늦은 후회지만 만약 이 환자가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주기만 했다면 이동과 노출을 막을 수 있었고 감염진원지로 나타난 남구 신천지대구교회(16일)와 감염지 우려가 높은 동구 퀸벨호텔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다. A씨가 출입한 신천지대구교회로 말미암아 발생한 환자가 대구경북의 확진자 18명 중 최소한 14명이 된다고 하니 이 후회는 뼈가 아픈 일이다.
   이 같은 사태가 온 것에는 검사규정의 구멍 때문이었다. 현재는 의사가 소견을 내놔도 환자가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해외를 방문한 이력이 없었고 접촉자로 분류되지도 않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발열, 기침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개인에게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을 돌릴 수는 없다 하더라도 아쉬운 점은 분명 남는다. 좀 더 세밀한 주의가 있었다면 대구·경북의 혼란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시·도민들의 아쉬움은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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